작년에 농산물 가격이 치솟았던 적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대파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 비쌀때는한단에 1만원이 넘기도 했던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당시 집에서 파를 키워서 먹는 이른바 ‘파테크’가 유행했었다. 필자도 베란다 한켠에 수경재배/ 화분재배 2가지 방법으로 파테크를 해봤던 기억이 새록 난다. [파테크] 집에서 대파 키우기 22일째 첫 수확 (화분재배가 수경재배를 역전하다)
집 이사를 하고 마당 한켠 화단에 텃밭을 만들었다. 우선은 키우기도 쉽고 자주 먹는 야채인 대파와 상추를 겨울에 심어두었다. 그리고 봄에 이웃집에서 쪽파(실파) 모종씨앗을 심고 남은게 있다며 나눠주셔서 심어두었다. 그리고 가끔 물을 주며 자연이 키우도록 둔 결과. 제법 잘 자란다. 이번에 텃밭 정리를 하며 그동안 키운 대파와 상추, 쪽파, 시금치를 수확하였다.
ㅣ텃밭에 심은 야채 (대파, 상추, 시금치, 쪽파)
마당에 작은 화단이 있다. 건축법상 의무적으로 구성해야하는 조경 면적이 있어서 만들어 둔 화단이다. 화단에는 벗나무와 연상홍이 심어져 있는데 그 사이사이로 조금의 공간이 있어서 집에서 먹을 채소들을 심어보기로 한다.
작년에 파테크로 파를 키우면서 자신감도 생겼고 상추나 파, 시금치 같은 야채는 요리할때 조금씩 가져다 먹으면 보관할 필요도 없고 유기농, 신선함 그 자체일 것이기 때문이다.
상추는 겨울에 종묘사에서 씨를 사서 뿌렸다. 금방 싹이 올라오고 쑥쑥 자란다. 심은 땅에 거름을 뿌려두기는 했지만 많지않고 대부분이 마사토라서 척박하다. 씨를 뿌리면서도 자라면 다행이고 아니면 말자는, 그다지 영혼없는 시작이었지만 상추는 의외의 생명력과 결과를 보여주었다.
대파는 마트에서 뿌리있는 대파를 사서 위쪽은 잘라서 먹고 나머지 뿌리쪽만 심어두었다. 대파는 작년 집에서 키워보며 정말 잘 자란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번에도 그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그동안 요리할때마다 필요한 만큼씩 잘랐기에 녹색으로 올라와 있는 줄기가 몇개 안남았다. 약 3개월 정도는 따로 대파를 사지 않고 잘 먹었다.
시금치는 씨를 사서 뿌려두었다. 딸아이가 시금치덮밥과 시금치 된장국을 좋아해서 시금치도 키워서 먹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심게되었다. 시금치는 한번도 먹어보지를 못 했다. 싹이트고 순이 올라오기는 하는데 대파와 상추에 비해서 그렇게 잘 자라지 않는다. 그리고 평소 먹던 시금치와는 모양이 다르다. 잎을 보면 시금치 같기는 한데 옆으로 퍼지듯이 자라는게 아니라 나무처럼 위로 키만 키우면서 올라간다.
사진 속 시금치는 심은지 3개월 정도 지났을때이며 한번도 먹어보지 못 하고 텃밭을 정리하며 폐기하게 되었다.
쪽파는 초봄에 이웃집에서 종자를 심고 남은게 있다고 나눠주셔서 심게 되었다. 대파처럼 잘 자란다. 하지만 크기가 그렇게 크지가 않아서 고명을 할때만 조금씩 가져와 먹은게 전부다. 계속 두면 더 클까 싶었지만 땅에 양분이 없어서 그런지 이정도까지 자라고 난 다음부터는 성장이 멈춘듯 보인다.
ㅣ텃밭 정리 & 수확 (뿌린만큼 거두리라~)
심은 땅에 거름이 부족해서 야채들이 잘 자라지 않는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 심어진 야채들을 전부 뽑아내고 텃밭으로 사용한 부분에 거름을 뿌리기로 했다. 그동안 이 척박하고 양분도 부족한 땅에서 자란다고 수고했더 야채들아 수고했어.
대파는 그동안 잘 자라주었고 음식을 하는데 많이 잘라다 써먹었다. 텃밭에서 자란 대파는 줄기가 많이 가늘다. 요리에 넣어먹기는 좋았지만 마트에서 파는 대파나 다른 밭에서 자라고 있는 대파와 비교해보면 많이 가늘 다는 걸 알 수 있다.
길을 가다가 본 다른 밭에서 자라고 있는 대파이다. 대파 줄기가 손가락 2~3마디를 정도로 상당히 굵직하다. 그에 비해 집 텃밭에 있는 대파는 아기 같고 가녀려 보이기까지 한다.
싱싱한 초록색의 시금치.
씨를 뿌려서 키운 상추는 잘 자라주었고 따 먹기도 많이 먹었다. 적상추의 특징인지 아니면 땅에 양분이 적어서 억시게 자라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상추 잎이 억시다(뻣뻣하다) 부드러운걸 좋아하는 아내와 아이는 잘 안먹었지만 필자와 장모님은 싱싱한 느낌이 들어서 좋아했다.
이렇게 텃밭에 심어둔 상추와 대파, 쪽파, 시금치를 모두 수확했다.
ㅣ프로농부가 키운 쪽파 vs 초보 텃밭러가 키운 쪽파 (크기 비교)
쪽파는 이웃집에서 심고 남은 모종씨앗을 심었다. 그리고 크기는 작았지만 척박한 땅에서도 비교적 잘 자라 주었고 종종 료이할때 고명으로 넣어서 먹었다.
이번에 텃밭을 정리하며 작물을 걷어내고 있자니 이웃집에서 보시고는 그 쪽파는 작아서 못 먹겠다며 키운 쪽파를 나눠주셨다. (인심도 좋고 좋은 분들을 이웃으로 두었음에 항상 감사하고 있다)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리고 쪽파를 받아보니 크기가 상당히 크다. 분명 같은 모종씨를 심었는데 이렇게도 크기가 다를 수 있는걸 보니 새삼 초보와 프로의 차이를 실감하게 되었다.
같이 놓고 비교를 해보니 어느정도 차이가 나는지 더욱 확연히 보인다. 원근감의 차이가 아니라 나란히 놓고 보아도 거의 2배 차이가 난다. 같은 씨앗이지만 누가 키우냐에 따라 결과물은 이렇게도 달라진다.
씻어서 뿌리를 잘라내고 보니 프로농부의 쪽파는 대파처럼 보인다. 크기가 크니 대파 대신 요리에 넣어먹어도 되겠다. 미니미 쪽파는 고명이나 계란국할때 넣어 먹어야 겠다.
그날 재배한 싱싱한 쪽파는 그날 바로 요리해 넣어먹는다. 쪽파를 손질하며 뿌리도 씻어서 두었는데 어떤 요리에 어떻게 해먹을지 모르겠다. 혹시 아는 프로 요리사가 있다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ㅣ텃밭에서 얻은 삶의 지혜
우리는 남과 비교대상이 되는 것을 싫어한다. 더욱이 필자는 남과 비교할 필요없이 나에게 집중하고 내가 만족 하면 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쪽파를 보면서 든 생각은 주변이나 다른 이들을 보지않고 나에게만 집중하게 되면 내가 잘 하고 있는지 못 하고 있는지 현재 상태를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면 현재에서 머물게 되고 더 발전하고 성장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쪽파 하나로 너무 깊이 들어나 생각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필자는 나름 야채며 식물을 잘 키운다고 생각했었는데 쪽파의 크기 차이를 보며 너무 나에게 집중하고 매몰 된건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으며 이것이 비단 쪽파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상황과 일들로 확장해서 보면 나의 삶과 인생에 적잖은 영향을 끼치는 좁은 인식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 남과의 비교나 주변을 둘러보는건 나를 위축시키고 비관하는 쪽으로 할 것이 아니라 의욕을 자극시키고 성장을 열어줄 수 있는 방향으로 해야한다는 것이다. 남과의 비교를 무조건 안하자는 것이 아닌, 긍정적으로 쓰일 수 있게 이용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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